집에서 생선 굽기
생선구이를 밖에서만 사 먹게 된 이유, 이제 없어졌어요
맛이 없어서 포기한 게 아니었어요. 기름이 튀고 연기가 배어서였죠. 그 두 가지가 해결됐습니다.
· 읽는 데 5분
생선구이는 어느새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이 됐어요. 백반집에 가면 나오지만 집에서는 안 굽죠. 맛이 없어서가 아닙니다. 한 번 구우면 사흘 동안 집에서 생선 냄새가 나고, 인덕션 주변에 기름이 점점이 튀고, 그걸 닦는 게 굽는 것보다 오래 걸려서예요.
그러니까 포기한 이유는 요리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뒷일이 감당이 안 돼서였습니다. 그런데 그 두 가지가 최근 몇 년 사이에 각각 다른 이유로 해결됐어요.
예전에는 이랬습니다
프라이팬에 굽는 방식에서는 기름이 사방으로 튑니다. 생선 자체에서 나온 기름이 뜨거운 팬 위에서 터지기 때문이라 기름을 안 둘러도 마찬가지예요. 그리고 뚜껑을 덮으면 눅눅해지니 열어놓고 구워야 하고, 그 사이 연기가 주방 밖으로 퍼집니다. 후드가 약한 집이면 거실 커튼까지 냄새가 뱁니다.
재료 쪽도 번거로웠어요. 생선을 사면 손질을 하거나 손질된 걸 사도 한 번에 다 구워야 했고, 남으면 냉장실에서 하루 만에 비린내가 올라왔습니다.
무엇이 바뀌었나 — 도구
에어프라이어는 닫힌 통 안에서 뜨거운 바람을 돌립니다. 구조상 기름이 튈 곳이 통 안뿐이고, 연기도 통 안에 갇혀요. 주방에 기름이 점점이 튀는 일과, 굽는 내내 연기가 퍼지는 일이 동시에 없어집니다. 기름을 따로 두르지 않아도 되는 것도 같은 이유고요.
냄새가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. 집 전체에 퍼지지 않고 기기 안에 갇히는 겁니다. 다 굽고 나면 바스켓에서 냄새가 나니, 레몬 조각을 넣고 5분쯤 짧게 돌리거나 조리 때 종이호일을 깔아두면 훨씬 낫습니다.
18L 오븐형, 생선 한 마리가 눕는 크기
57%파벡스 오븐형 에어프라이어 FX-231A, 18L, 아이보리 , 1개
바스켓형은 생선을 반으로 잘라 넣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. 오븐형은 트레이가 평평해서 한 마리를 그대로 놓을 수 있고, 유리문이라 굽는 중에 열어보지 않아도 됩니다. 열어보면 온도가 떨어져서 겉만 마르거든요.
고른 이유
이 글에서 도구가 맡은 역할은 기름과 연기를 통 안에 가두는 것인데, 생선을 자르지 않고 넣을 수 있어야 그 값을 온전히 합니다.
무엇이 바뀌었나 — 재료
도구만 바뀌었다면 여전히 번거로웠을 거예요. 같이 바뀐 게 재료 쪽입니다. 요즘 자반은 손질과 간이 끝난 상태로, 한 마리씩 따로 포장돼 냉동으로 옵니다. 사놓고 한 마리만 꺼내 쓸 수 있다는 뜻이에요.
이게 중요한 이유는, 생선구이를 안 하게 되는 진짜 이유가 "오늘 저녁에 생선을 먹겠다"고 미리 정해야 한다는 데 있었기 때문입니다. 냉동실에 한 마리씩 들어 있으면 그 결정이 필요 없어져요.
10마리, 한 마리씩 소분
43%국내산 중사이즈 자반 고등어, 10마리, 2.8kg 내외, 1세트
자반은 이미 염장된 상태라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. 냉동 그대로 넣지 말고 냉장실에서 반나절 해동한 뒤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아야 겉이 제대로 익어요. 물기가 남으면 굽는 게 아니라 찌게 됩니다.
고른 이유
손질·간·소분이 전부 끝난 상태로 오는 게 이 이야기의 나머지 절반이에요. 한 마리씩 꺼낼 수 있어야 미리 정하지 않아도 됩니다.
실제로는 이 순서예요
- 전날 밤이나 아침에 한 마리를 냉장실로 옮겨요
- 구울 때 키친타월로 물기를 꼼꼼히 닦아요. 이 단계를 건너뛰면 겉이 눅눅해집니다
- 종이호일을 깔고 190도에서 12~15분, 중간에 한 번 뒤집어요. 두께에 따라 달라지니 처음엔 지켜보세요
- 다 되면 바스켓에 레몬 조각을 넣고 5분 짧게 돌려 냄새를 빼요
밥까지 있으면 한 끼가 됩니다
생선이 15분 만에 되는데 밥을 새로 안치면 40분이 걸려요. 결국 생선구이를 못 하게 되는 마지막 이유가 밥인 경우가 많습니다. 밥은 지어놓고 한 공기씩 얼려두면 됩니다.
400ml 16개, 한 공기씩
71%심플쿡 냉동밥 전자레인지 용기, 인디핑크, 400ml, 8개, 2세트
갓 지은 밥을 뜨거울 때 담아 바로 얼려야 합니다. 식혀서 얼리면 수분이 날아가 퍼석해져요. 전자레인지에 뚜껑째 2분이면 갓 지은 것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.
고른 이유
앞의 둘이 조리 시간을 15분으로 줄여놨는데 밥이 40분이면 아무 의미가 없어요. 이야기를 한 끼로 닫는 자리입니다.
그래도 남는 것
- 냄새가 0이 되지는 않아요. 굽는 동안 집 전체에 퍼지지 않을 뿐이고, 환기는 여전히 해야 합니다
- 에어프라이어 안쪽은 정기적으로 닦아야 해요. 생선 기름이 쌓이면 다음에 굽는 것에 냄새가 옮습니다
- 자반은 짭니다. 싱겁게 드시는 분은 굽기 전 찬물에 20분 담가 짠기를 조금 빼세요
집에서 안 하게 된 일 중에는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뒷일이 감당이 안 돼서 그만둔 게 꽤 있어요. 그런 건 대체로 도구나 재료가 바뀌면 조용히 다시 할 수 있게 됩니다. 생선구이가 그중 하나였습니다.
Commit# 결론
- 하나만 산다면
- 자반 고등어. 에어프라이어가 이미 있다면 이것만 사면 오늘 저녁이 됩니다.
- 이럴 땐 아무것도 사지 마세요
- 주방에 창이 크고 후드가 잘 도는 집이라면 프라이팬으로도 충분해요. 이 글은 그게 안 되는 집을 위한 겁니다.
- 덧붙임
- 에어프라이어를 생선 때문에만 사는 건 권하지 않아요. 다른 것도 자주 구울 사람에게만 값을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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