김치 사 먹기
김치냉장고가 없어서 포기했다면, 이제 아니에요
김치를 사 먹기 어려웠던 건 맛도 값도 아니고 단위 때문이었어요. 그 단위가 바뀌었습니다.
· 읽는 데 5분
김치를 사 먹는다는 선택지가 오랫동안 없었어요. 담그거나 얻어먹거나 둘 중 하나였죠. 사려고 해도 10kg짜리 배추김치가 나오는데, 김치냉장고가 없는 집에서는 그걸 둘 데가 없습니다. 일반 냉장고 한 칸을 통째로 내주고도 다 먹기 전에 시어졌고요.
그러니까 못 사 먹은 이유는 맛도 값도 아니고 단위였습니다. 그리고 그 단위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바뀌었어요.
선정 기준: 평점 4.5 이상, 리뷰 2,000개 이상, 품절 아님. 김치는 브랜드보다 담근 방식과 익힘 정도로 갈려서, 리뷰가 두꺼운 것을 특히 우선했습니다.
무엇이 바뀌었나 — 단위
1~2kg 소포장이 흔해졌습니다. 2인 가구가 2~3주에 다 먹는 양이라 시어지기 전에 끝나요. 버리는 양이 없어지면 계산 자체가 달라집니다. 10kg을 절반쯤 버리던 것과 2kg을 다 먹는 건, 단가로 따져도 뒤집히거든요.
무엇이 바뀌었나 — 종류
예전에는 사려고 해도 배추김치뿐이었어요. 지금은 갓·쪽파·깻잎처럼 담그기가 번거로워 집에서 잘 안 하던 것들이 오히려 소용량으로 나옵니다. 담그는 수고가 큰 김치일수록 사 먹는 이득이 큰데, 그게 이제 가능해진 거예요.
1. 열무김치 — 시작하기 가장 만만한 것
열무김치는 사 먹기 가장 만만한 김치입니다. 담그기는 번거로운데 익으면 국수든 밥이든 다 어울려요.
리뷰 1.2만 개, 2kg 단위
69%맛장군 열무김치, 2kg, 1팩
2kg은 2인 가구가 2~3주에 먹는 양입니다. 처음 받으면 덜 익은 상태라 하루 이틀 실온에 두면 신맛이 올라와요. 익으면 국물째 국수에 부어 열무국수로 먹는 게 제일 낫습니다.
고른 이유
담그기는 번거로운데 익으면 국수까지 되는 활용도가 있어서, 사 먹기 가장 만만한 김치예요.
2. 갓김치 — 담그기 번거로워 못 먹던 것
갓김치는 향이 강해서 한 번에 많이 먹지 않습니다. 그래서 1kg만 사도 꽤 오래 갑니다. 양념이 진한 편이라 밥반찬으로 조금씩 꺼내 먹기 좋아요.
여수 갓, 1kg 단위
28%21세기푸드 여수 갓김치, 1kg, 1박스
글을 쓴 뒤 11% 내렸어요 · 기준가 9,500원
갓김치는 지역색이 뚜렷한데 여수 갓이 향과 매운맛이 가장 분명한 편입니다. 처음 먹는다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1kg으로 시작하는 게 맞아요. 오래 두면 젓갈 향이 강해지니 두 달 안에 드세요.
고른 이유
향이 강해 조금씩 먹게 되니 1kg으로도 오래 갑니다. 부피 대비 만족이 큰 쪽이에요.
3. 총각김치 — 배추김치 자리를 대신하는 것
배추김치를 못 사는 대신 총각김치를 두면 아쉬움이 꽤 줄어듭니다. 아삭한 식감이 있고, 부피는 배추보다 훨씬 작아요.
2kg, 통에 옮겨 담기 좋은 크기
51%옥돌김치 333 프리미엄 총각김치, 2kg, 1개
글을 쓴 뒤 12% 내렸어요 · 기준가 16,900원
무가 통째로 들어 있어 처음엔 아삭하고 익을수록 무르고 시어집니다. 아삭한 걸 좋아하면 받자마자 냉장 보관하고, 익은 게 좋으면 하루 실온에 두세요. 국물이 많아 밀폐용기에 옮겨 담는 게 안전합니다.
고른 이유
배추김치를 둘 자리가 없는 집에서 아삭한 식감을 대신할 수 있는 게 이것뿐입니다.
4. 쪽파김치 — 특정 음식과 짝이 되는 것
파김치는 다른 반찬과 겹치지 않는 자리를 차지합니다. 라면이나 고기처럼 기름진 것과 같이 낼 때 대체할 게 마땅히 없어요.
가정용 2kg, 만 원 선
33%원김치 쪽파김치, 가정용, 2kg, 1개
쪽파는 대파보다 가늘고 부드러워서 익어도 질기지 않습니다. 갓 담근 건 매운맛이 세니 일주일쯤 두고 먹는 게 좋아요. 냄새가 강한 편이라 밀폐가 확실한 통에 옮겨 담는 걸 권합니다.
고른 이유
기름진 음식과 낼 때 대체할 반찬이 마땅치 않아요. 쪽파는 대파보다 부드러워 익어도 안 질깁니다.
5. 깻잎김치 — 김치 아닌 밑반찬까지
깻잎김치는 김치라기보다 밑반찬에 가깝습니다. 밥에 한 장 올리면 그것만으로 한 끼가 되는 종류예요.
1kg, 부피가 가장 작음
27%별미촌 깻잎김치, 1kg, 1개
냉장고에서 자리를 거의 안 차지하는 게 큰 장점입니다. 짠 편이라 조금씩 먹게 되고 그만큼 오래 가요. 장아찌처럼 간장 베이스가 아니라 고춧가루 양념이라 밥과 더 잘 맞습니다.
고른 이유
냉장고에서 자리를 거의 안 차지하면서 밥 한 끼를 책임집니다.
사기 전에 알아둘 것
- 받자마자 통에 옮기기 — 비닐 포장째 두면 국물이 새거나 냄새가 냉장고에 뱁니다. 밀폐용기로 옮기는 게 첫 일입니다
- 익힘은 실온에서 조절 — 대부분 덜 익은 상태로 옵니다. 신맛을 원하면 하루 이틀 실온, 아삭한 걸 원하면 바로 냉장
- 한 번에 두 종류까지 — 다섯 개를 다 사면 결국 못 먹고 시어집니다. 두 가지씩 번갈아 사는 편이 낫습니다
- 시어진 김치는 버리지 말고 — 열무는 국수, 총각김치는 찌개, 갓김치는 볶음밥으로 갑니다. 신 게 오히려 나은 요리가 있어요
집에서 안 하게 된 일이 꼭 실력 문제는 아니에요. 김치는 담그는 수고보다 보관할 자리가 문제였고, 그 자리를 요구하지 않는 형태가 나오면서 조용히 다시 선택지가 됐습니다.
Commit# 결론
- 하나만 산다면
- 맛장군 열무김치. 2kg이라 다 먹을 수 있고, 익으면 국수로 넘어가 질리지 않습니다.
- 이럴 땐 아무것도 사지 마세요
- 김치냉장고가 있거나 김치를 담그는 집이라면 이 글은 안 맞아요. 10kg 배추김치가 단가로는 훨씬 낫습니다.
- 덧붙임
- 바뀐 건 단위지 냉장고 크기가 아니에요. 한 번에 두 종류까지만 사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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